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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 실존주의, 가상 자아의 진정성과 선택의 자유

by 소크리뷰 2025. 6. 11.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온라인상에서 진짜 나일까?”

이것은 단순히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실질적인 고민이었습니다. 프로필 사진을 바꾸거나, 자기소개를 고치고,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저는 ‘진정한 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연기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습니다.

이 질문은 저를 어느 철학자의 사유로 이끌었습니다. 바로 장 폴 사르트르입니다.

그는 흔히 ‘무(無)’와 ‘자유’를 이야기했던 철학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단지 20세기 파리의 카페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SNS 피드를 넘기며 정체성을 조정하는 우리에게도 놀라운 시사점을 줍니다.

 

선택할 자유, 온라인에서도 유효한가

사르트르는 ‘존재가 본질에 앞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곧 인간은 어떤 고정된 본질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선택을 통해 자신을 만들어 간다는 뜻입니다.

이 개념은 디지털 세계에서 더욱 강하게 와닿습니다. 아바타, 아이디, 좋아하는 음악, 필터로 꾸민 셀카 등—우리는 온라인상에서 스스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진정성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의도적인 자기 구성이라는 점에서 사르트르의 생각과 닿아 있습니다.

그는 자아를 구성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 선택이 스스로의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회가 부여한 기대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자아는 가짜가 아닌 ‘무대’이다.

과거에는 온라인상의 내가 ‘진짜 나’의 희석된 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단순하게 보지 않습니다.

사르트르는 ‘자기기만(bad faith)’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의 자유를 외면하고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회피적 태도를 취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저는 소셜미디어에서 이러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며, 때로는 저 자신도 그런 역할을 연기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 근본적인 자유가 있음을 믿었습니다. 사회가 무대를 제공할 수는 있어도, 그 위에서 어떤 배역을 선택하고 어떻게 연기할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인터넷은 억압의 공간이 아니라 창조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진정성 있는 표현의 대가와 가치

문제는, 진실하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점입니다. 진정성은 종종 취약함을 수반합니다. 사람들의 오해, 비판, 심지어는 무관심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르트르에 따르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의 대가이며, 우리가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조건입니다.

예전에 저는 제 안의 진심을 담은 게시물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큰 반응은 없었지만, 그 게시물은 저에게 이상한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제가 제 스스로에게, “이것이 나다”라고 선언한 듯한 감각이었습니다. 사르트르의 말처럼, 박수 없이도 자신이 한 선택에 책임질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인간이 되는 것입니다.

 

왜 지금 이 논의가 중요한가

오늘날 우리는 포스트 하나로 자아를 새로 정의할 수 있고, 필터 하나로 정체성의 경계를 흐릴 수 있습니다. 그럴수록 사르트르의 메시지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진정성은 자연스러움의 문제가 아니라, 의도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고, 필터를 쓰고, 하이라이트만 올려도 좋습니다. 단, 그것이 스스로의 선택이라면 말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로그아웃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 또한 진정한 자유일 수 있습니다.

 

Q&A: 사르트르와 셀피 세대의 만남

Q: 실존주의는 우울한 철학 아닌가요?
표면적으로는 그렇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핵심은 오히려 인간이 스스로 삶을 선택하고 형성할 수 있다는 희망적 메시지에 있습니다.

Q: ‘자기기만’이란 정확히 무엇인가요?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믿거나, 외부의 기대를 그대로 따르며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사르트르는 우리 각자가 자유롭고, 따라서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Q: 온라인 정체성도 진정성 있는 자아가 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중요한 것은 선택의 주체성입니다. 자신의 의지로 구성한 디지털 자아는 현실 자아의 한 부분으로 충분히 진정할 수 있습니다.

Q: 온라인에서 진정성을 드러내면 어떤 위험이 있나요?
오해, 평가, 무시 같은 위험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자기 존중감, 명확한 정체성, 진정한 관계도 형성될 수 있습니다.

Q: 이 글의 핵심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진정성은 날것이거나 완벽함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자아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의식적인 결단입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말입니다.

 

 

https://youtu.be/jojHmRNFOk8?si=syw2ZwqgHAn7I3_h